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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26/02/02 투자 심리 일지

개인투자자로서 시황을 기민하게 읽고 판단해야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또 그것과 동일하게, 혹은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은 자신의 심리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또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함.

 

주변 사람들에게 투자를 일찍 시작하라고 권유하는 이유는 물론 '시간' 이라는 자원을 복리로 굴리는 기간이 더 늘어난다는 압도적인 장점도 있지만

결국 투자를 하게 된다면 처음에는 바른생활 어린이처럼 미국주식시장에 지수 투자로 시작하다가도 대부분 결국 재미없어서 반도체 테마주, 바이오주, 원유주, 채권 이것저것 손대게 됨.

 

그러다가 자기 딴에는 촉이라는게 와서 개별주나 레버리지에 빚투도 해봤다가 -30, 40% 손실도 나보고 그런 손실 과정에서 가슴이 불을 삼킨듯 뜨거워지고 에피네프린이 분비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도 못해보고 헛발질 하는 경험들을 어차피 인생에서 한 번 해야 할 거면 젊고 상대적으로 시드가 적어서 복구 가능할 때 해야 그게 수업료가 되는거지

나중에 4,50대 되고 위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자식들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 그런 실수를 하고 있으면 집안 기둥 뽑는거고, "건넛집 아무개가 무슨 주식투자 실패해서 그 이후로 가세가 기울었다" 라고 이따금 들려오는 기출들의 통계에만 기여하게 되는거임.

 

근데 아무리 젊었을 때 '수업'을 들었다고 해도,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어서 이런 식으로 필기를 해두지 않으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위의 짤 처럼 깨달은거 하나 없이 나중에 투자경력이 5년이 되었던 10년이 되었던 변함없이 고점판독기가 되어버림.


이번 투자 심리 일지는 오늘 기준

1. 유동성이 비트코인에게 더 이상 관심을 주지 않아서 쭈욱 빠지는 상태에서

2. 이틀 전 믿었던 금마저 하루에 -10% 나 빠지는 사태를 겪고

 

느꼈던 감정과 심리에 대해서 기록해두려고 함.

 

현재 내가 굴리고 있는 자산은 내 월급의 50배인데 (다행히 빚은 없음)

비트코인에는 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나의 포트폴리오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현재 -30%(...) 의 수익률을 내고 있음. 이건 총 자산으로 보면 얘 혼자 -6% 까고 있음

또한 금은 나의 포트폴리오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하루에 10%가 빠져서 하루만에 자산이 추가로 -1%가 됨. 월급의 반절 되는 돈이 하루아침에 순삭당함.

 

물론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6-7% 오르내리는게 별 대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막상 월급의 3-4배 되는 돈이 손실 나고 있으면 눈물이 나긴 함...

 

일단 이런 상황에서 먼저 드는 생각은

1. "어느 한 자산에 몰빵 안쳐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임.

 

나는 내가 손실을 아주 잘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까 나는 되게 손실에 고통받는 개복치였음.

금이나 비트코인이 한 때 매주 상한가 찍고 잘 나가고 있었을 때에는 불타서 비중을 더 늘려볼까? 하는 생각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꼰대들이 그래도 자산은 배분하고 한 바구니에 전부 담지는 말라고 했었지' 이라는 단순무식한 믿음으로 그 때 당시의 노출 정도를 유지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함.

만약 내가 금이나 비트코인에 내 자산의 4-50%가 들어가있었다면 일상생활 불가능했을 것 같음.

 

두번째 드는 생각은

2. 익절/손절 타이밍을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잡아야한다

라는 것임.

 

비트코인이 지금은 -30% 하고 있지만, 한 때는 +10% 정도 하고 있었음.

파죽지세같은 비트코인 랠리때 나는 비트코인이 +20%, 30% 까지도 가는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지만

막상 비트코인이 +10% 이상 올라가는 일은 없이 그 대로 추세의 확실한 반전이 일어났었음.

익절 구간을 지나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나기 시작했을 때도 "원래 비트코인은 가격 널뛰기 하는 애니까 -10% 정도야 늘상 있는 일이야" 라고 생각하고 무지성으로 홀드를 했지만, 그 결과가 현재 -30% 인 수익률임.

비트코인은 아직 양도세에 포함 안되서 손절해서 양도세도 줄이지도 못함.

 

결과론적으로 생각해보면, 비트코인은 매우 폭발적인 상승을 단기간에 이루어낸만큼 하방도 밑으로 크게 뚫려있었음.

그랬을 때에 다시 수익률이 0%가 된 시점에서 이러한 가격 하락이 단기적인 조정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추세의 반전이라는 가능성에 대해서 고려해보고, 그리고 밑으로 떨어지는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존중을 해줬어야 됬음.


그렇다고 지금 이렇게 된 이상 금과 비트코인 포지션에 변화를 줄거냐고 하면, 일단은 아님.

관망하는 이유로는

 

금: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몸이 무거워서 이번 -10%가 이례적이긴 하지만 더 크고 과격한 무빙을 보여줄 것 같지가 않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달러 패권의 약화라는 큰 흐름속에서 금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본질적으로 훼손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음

그리고 일단 아직도 +10% 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아직은 심리적으로 쫄리지가 않음(...)

 

비트코인:

5년안에 고점 한 번 다시 안찍겠어? 하는 무지성적인 전제... 하에 (물론 이 믿음 때문에 -30% 가는 과정중에서도 손절 못하고 다 쳐맞았지만)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지금 포지션을 일부 정리해버리면 막상 더 떨어져도 재진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반절

그리고 내가 재반등 타이밍을 잡을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 반절

로 그냥 체념하고 홀드.

만약 왔다갔다만 해도 꾸준히 돈이 녹는 레버리지를 들고 있거나 빚투를 하고 있었다면 진작에 던졌겠지만

현물을 들고 있고 초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더 버틸 수 있음.


물론 지금 이러한 나의 예상들이 미래에 돌아봤을 때에 현명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고 멍청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수익이 나면 개꿀 감사~ 하고 끝내는게 아니라

2026년 2월 2일에는 '내가 이런 심리상태에서 이러한 예상을 하고 포지션을 잡아서 결과적으로는 다행히 수익이 났구나' 하고 복기하면서 배우는거고

손실이 나도 '내가 저런 상황에서 만용을 부렸구나' 하고 배울 수 있는거라고 생각함.

 

물론 나도 내가 백 번 맞았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