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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 mechanical mini keycap 교체기 (+3D 프린팅 업체 뱀병장 후기)

Greedy Ninja 2025. 12. 4. 16:26

Logitech 에서 나온 Mx mechanical mini 는 블루투스라던가 배터리 관련해서는 너무 맘에 들지만 키캡이 빨리 닳는 ABS 라는 단점이 있다.

 

십몇만원씩이나 하는 키보드에서 내마모도가 좋은 PBT 와는 달리 ABS 가 사용되었는데, 키캡에 펑션키 백라이팅이 더 잘 보이게 하는 투명층을 넣는 작업이 PBT 보다는 ABS 가 더 수월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던 키보드를 산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키캡이 기름 묻은 듯 번질거리면서 타이핑 시 불쾌감을 주기 시작하여 이번에 PBT 키캡으로 바꾸려고 시도해보았다.

 

우선 이 키보드는 배열은 75% 배열에 키캡 높이는 low profile 이기 때문에 해당하는 제품들을 찾아봤는데

커뮤니티에서 대안으로서 가장 인기있는 것이 Nuphy 사의 Air 75 키캡이었다.

 

검은색 계열 주변기기가 많은 데스크 셋업이어서, 이 중에서 Twilight 제품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해당 키캡은 미국 웹사이트에서는 7불에 세일해서 팔고있지만 한국 공식 리셀링 웹사이트에서는 가격이 매우 비쌌고 이마저도 다 품절이었다.

그래서 미국에서 직구를 하려고 배송지를 입력해보려고 하니 다른 이름도 들어보지도 못한 국가들한테는 배송이 가능한지 drop down menu 에 국가이름이 뜨는데, Korea 는 뜨지를 않는다...

Nuphy 공식 웹사이트에 이메일로 한국으로 배송 안되는지 문의를 해보았는데, 한국으로 배송을 해줄 채널을 못찾았다고 한다.

 

 

근데 다행히!!! 한 써드파티 네이버 스토어에서 내가 찾는 제품을 배송비 포함해서 만원에 파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75% low profile 배열이 대중적인 픽은 아니다보니 이 스토어에서는 재고가 좀 쌓여있었나보다.

주문한지 이틀만에 배송 완료되어 사무실로 도착한 키캡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저 키캡세트를 사서 원래 키보드의 키캡을 떼어서 새로운 키캡으로 교체만 해주면 끝날 이야기겠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1) MX mechanical mini 키보드는 스페이스 바의 stabilizer 위치가 특이해서 스페이스 바가 호환이 안된다!!!

(2) F1-F12 키캡들에 각인되어있는 펑션키들이 Nuphy 75 키보드에 맞추어서 제작되어있는 키캡들이다보니 Logitech 의 펑션키들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펑션키와 스페이스를 제외하고 키캡들을 교체해보았는데 뭔가... 뭔가 애매하다.

 

외국 커뮤니티를 뒤져보니 (1)번 문제에 대한 solution 으로 3d printer 를 사용하여 커스텀 스태빌라이저를 부착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기존 키캡에서 왼쪽과 오른쪽의 stabilizer 를 갈아내던 어떻게 하던 제거해서 위의 노란색 부품을 끼우는 방식이다.

그런데 막상 스태빌라이저를 프린트 하고 싶어도 지방에서는 대행업체를 찾기 힘들어서 또 검색을 해보던 와중 밀덕 친구로부터 프린팅 제작 대행 및 발송 업체로 뱀병장이라는 회사를 강추 받았다... 총 파트 같은거 다루는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꽤 유명한 회사인 듯 하다.

 

바로 카카오톡으로 문의해보니 10분만으로 의뢰가 끝났다.

 

Mini 배열 기준으로는 shift key 또한 별도 작업 없이 완벽히 호환되어서 돌이켜보면 v2 shift 는 의뢰하지 않아도 됬었는데, mini 배열이 아니라 full 배열 mx mechanical 키보드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쉬프트 또한 커스텀 스태빌라이저가 필요한가보다. 아래 사진과 같이 Nuphy 의 shift key 는 기존 mini 의 shift key 와 비교해보았을 때 스태빌라이저 위치가 동일하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 도착한 커스텀 스태빌라이저. 엄청나게 빠른 발송이다... 근처 업체가 있다고 해도 차라리 뱀병장에 의뢰 하는 것이 훨씬 수고가 덜해보인다.

 

나는 근무지에 전동 드릴이 있어 bur 로 스페이스바 안쪽의 기존 좌우 스테빌라이저를 제거 할 수 있었다. 없다면 플라이어를 쓰거나 사포를 쓰거나 다이소에서 5천원에 파는 드릴을 쓰거나 해서 어떻게든 플라스틱을 제거하면 될 것 같다.

 

근데 여기서 실수 한게 있는데 원래 제작자의 의도는 커스텀 스태빌라이저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기존에 있는 스태빌라이저의 끄트머리는 조금 기둥처럼 남기는 것이었는데, 나는 시원하게 다 날려먹었다 (...)

 

제작자가 올린 제작기의 사진을 다시 보면 하얀색 끄트머리가 조금씩 남겨져 있는 것이 확인되는데, 나는 그냥 제작자가 마감을 잘 못해서 저렇게 남은 건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일부러 커스텀 스태빌라이저의 구멍에 저 끄트머리가 기둥으로서 고정을 하도록 설계되어있었던 것...

 

어쨌던 커스텀 스태빌라이저를 키캡에 장착시키고 본드로 고정시킨뒤 장착시켰다.

다행히 스페이스바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고정은 잘 되어서 다시 키캡을 주문해야할 정도로 크리티컬한 실수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어찌됬던 아쉬운 부분이다.

또 프린팅된 스태빌라이저가 0.1mm 라도 마감이 좋지 않거나 오차가 있거나 했었다면 장착이 힘들거나 너무 들뜨거나 했겠지만 프린팅된 제작물의 퀄리티가 준수했는지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좋게 들어갔다.

 

펑션키도 일관성을 위해서 그냥 하는 김에 다 갈아끼웠다. 어차피 펑션키 기능들 잘 안쓰기도 하고, 필요하면 구글에서 검색을 하던 눌러서 확인해보던 하면 될 것 같다.

 

아래는 작업 완료 사진

 

작업 난이도: 하 (드릴 찾는게 가장 귀찮을 듯)

심미적 개선: 기존 것 보다 많이 예뻐짐

타건감: PBT 키캡 특성상 타건감이 조금 더 둔탁해진 느낌은 있음

촉감: 훨씬 산뜻. 물론 이것도 오래 쓴다면 번들거리겠지만, abs 보다는 훨씬 오래 버텨줄 듯

총평: 만족

 

기존 로지텍 mx mechanical 키보드가 번들거려서 해결하고 싶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보인다.